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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8일 금요일

KTF는 아이폰을 도입할 수 있을까?

지난 주 9일 수요일에 태터앤미디어와 헤럴드 경제가 같이 하는 "파워블로거, IT기업에 가다"의 마지막 일정으로 국내 3G 이동전화 1위 사업자인 KTF에 다녀왔다. 요즘 쇼(Show)를 앞세워 3G 시장에서 잘 나가고 있죠..뭐 2G 시장에서는 SKT에 밀려 만년 2등에 머물렀던 설움을 3G 시장에서 뒤집고자 하는 열정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듯 하다.

지난 주 수요일은 전세계에 3G 아이폰이 출시되기 이틀 전이다. 3G아이폰이 22개국에서 동시에 출시되었지만 아쉽게도 한국은 그 목록에 올라있지 않다. 그런데 KTF가 아이폰을 도입하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익히 알고 있기에, 이 날 행사에 참석한 블로거들의 관심은 온통 아이폰에 집중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단 아이폰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 보자. 아이폰에 대한 블로거들의 집요한 질문에 KTF 담당자분이 공식적으로 내 놓은 답변은 "아이폰은 실체가 없다"는 것이었다. 실체가 있다는 것은 디자인과 실장성이 있어야 하고, 단말 제조사의 개발 리소스를 활용하는 프로젝트 리더가 있어야 하고, 하드웨어 스펙과 서비스가 확정되어야 하는데.. 3가지 모두가 없기 때문에 아직은 실체가 없는 이야기라는 주장이다. 애플과의 협상에서 똑부러지게 확정된 것이 없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아니 많은 것이 확정되어 있지만 협상이 완료되기 전에 섣불리 발표할 수 없는 고충을 오히려 이해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위 사진은 칫솔님 블로그(Chitsol.com)에서 가져 왔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왜 KTF는 아이폰을 도입하려고 하는가?"이다.  작년부터 전세계 이동통신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곳은 일견 이동통신과 별 관계가 없다고 생각되는 애플과 구글이다. 애플은 작년에 2G 아이폰을 공개하고 올 3월에는 아이폰2.0을 발표하면서 SDK를 공개하고 아이폰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구글 또한 안드로이드(Android)라는 개방형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이동전화에 새로운 질서를 만드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두 회사가 이동전화 시장을 뒤흔든 결과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의 최강자인 노키아는 오비(Ovi)라는 서비스 플랫폼을 발표했고, 안드로이드에 대항하기 위해 잘 나가는 심비안을 오픈소스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전통적으로 통신산업은 서비스 사업자가 주도권을 쥐고 단말기 생산 업체를 컨트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이동통신 사업자는 이런 경향이 더욱 짙은데, 현재 국내이통사들은 휴대폰을 납품받을 때 사업자의 음성 외 다른 소리는 통화용 스피커를 못 쓰도록 막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물론 인터넷전화의 확산을 막기 위한 꼼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이동통신 경쟁에 새로운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다. 통신 서비스 사업자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영역에 휴대폰 생산업체가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노키아도 오비(Ovi)를 통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어플리케이션의 유통 경로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통신사업자가 자신의 구미에 맞는 서비스만 제공했지만.. 이제 3G 아이폰 이용자들은 앱스토어(App Store)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골라 설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3G 아이폰이 출시 3일만에 100만대 이상 판매된 것을 통해 실상을 알 수 있을 듯 하다. 이용자들은 앱스토어를 통해 500개가 넘는 서비스 중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1달러에서 99달러에 이르는 유료 서비스도 많다.

이런 이동통신을 둘러싼 극적인 환경변화를 고려해 볼 경우 "아이폰은 실체가 없다"는 KTF의 답변은 뭔가 답답하다. 혹시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했던 것처럼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만 고르려 하는 것은 아닌지, 또는 아이폰을 단순히 인터페이스가 편리한 예쁜(?) 휴대폰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국내에 아이폰을 출시한다는 것은 이런 전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극적인 변화를 한국에 적용해서 실험하겠다는 KTF의 의지가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국내 3G시장은 KTF가 영상통"를 앞세운 "쇼(Show)"를 통해 열었지만, LGT가 내세운 모바일 인터넷을 표방한 오즈가 왜 잘나가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KTF가 진정 3G 시장의 1위가 되고 싶다면 아이폰을 통해 한국 이동통신 시장의 구조를 앞장서서 깨뜨리는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 이 때 아이폰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고, 영원한 맞수 SKT도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어제부터 애플이 한국 어카운트 메니저를 뽑는다는 소식이 있고, 이는 국내 이통사와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진입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 대상이 KTF가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여튼 빨리 아이폰이 국내에 도입되길 기원한다.

사실 필자는 KTF를 한번도 이용해 보지 못했다. 쭉 SKT만 쓰다가 작년에 LGT로 번호이동을 했기 때문에 KTF에서 제공하는 구체적인 서비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최근에 방송된 아래 광고는 정말 너무 웃기고 공감이 간다.(그렇다고 공대 출신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KTF 간담회에 다녀온 기념으로 이거라도 블로그를 통해 광고를 해 드려야 할 듯 하다.


2008년 6월 14일 토요일

닌텐도의 경쟁상대는 게임에 대한 무관심..

이제 닌텐도라는 회사는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존재가 아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100만대 이상을 판매한 닌텐도 DS가 있고, 최근에는 닌텐도 위(Wii)를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아들 등쌀에 닌텐도 DS를 샀는데..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닌텐도 DS를 즐기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난 5월 27일에 태터앤미디어헤럴드경제가 공동 주최한 "파워블로거, IT기업에 가다"의 6번째 회사로 닌테도 코리아를 방문했다. 2주가 넘어서 이제야 그 날을 기억해 내는 것이 너무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서..

이 날 간담회에는 최초로 외국인 사장님이 나왔다. 그 주인공은 한국닌텐도의 코다 미네오(아래사진) 사장님이다. 한국어로 질문하고, 일본어로 다시 질문하고.. 일본어로 답하고.. 다시 한국어로 전달되는 등 하나의 질문에 대해 평소보다 2~3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언어의 장벽이란...

이 날 간담회에서 논의되었던 내용은 이미 헤럴드 경제에 기사로 게재되었으므로, 필자가 느꼈던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만 요약하고자 한다. 닌텐도의 경쟁상대는 누굴까?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아니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코다 사장님의 답변은 너무나 뜻밖이었다. "닌텐도의 경쟁상대는 게임에 대한 무관심입니다."

 

몇 해 전에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라는 책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아디다스, 리복, 퓨마 등의 스포츠 브랜드라고 생각하는데, 나이키 신발을 신고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이 닌텐도 게임에 빠져서 놀지 않기 때문에 시간점유율을 고려할 때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닌텐도라는 논리이다.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다 상세보기
정재윤 지음 | 마젤란 펴냄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리복, 퓨마, 아디다스가 아닌 청소년 게임 '닌텐도'이다! 대량소비가 가능했던 과거에는 경쟁사와 비슷한 상품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남들이 다 가지고 있는 상품 말고 무언가 것을 원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새로운 상품만을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저자는 앞에서는 현실과 싸우면서 뒤로는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는 야누스적인 시각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그리고『나

닌텐도는 자신의 경쟁상대로 경쟁사의 게임이 아니라 게임 자체에 대한 무관심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게임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오늘의 닌텐도를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본 블로그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인터넷전화(VoIP)의 새로운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는데.. 과연 내가 생각하는 인터넷전화 서비스의 경쟁상대는 누구일까? 전화보다는 문자를 많이 쓰는 젊은 층에게 '저렴한 전화'라는 컨셉이 어필할 수 있을까? 닌텐도 간담회를 통해 내가 구상하는 서비스의 경쟁상대를 누구로 정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다른 블로그들이 쓴 글은 다음을 참고하시길..

Mr.Kwang님 - 닌텐도코리아에 다녀왔습니다
꼬날 - 닌텐도에서 25년, 닌텐도맨 코다 미네오 사장을 만나다
칫솔님 - 닌텐도 한국지사 안 세울 수도 있었다
BKLove님 - 햅팁폰의 꿈, 닌텐도의 꿈에 이를까?
브루스님 - 오로지 게임만을 생각하는 닌텐도
Mr.Kwang님 - 닌텐도코리아는 '카피 프로텍션을 위한 소프트웨어 사용'을 얘기했습니다.
태현님 - 닌텐도코리아 방문기
Mr.Kwang님 - Pig-Min 운영자로써 닌텐도코리아에 바라는 점



2008년 6월 1일 일요일

작지만 강하고 알찬 엔씨소프트를 만나다

지난 5월21일에 태터앤미디어헤럴드경제가 함께 진행하는 "파워블로거, IT 기업에 가다"의 다섯번째 회사인 엔씨소프트에 다녀왔다. 구글코리아, 삼성전자, LG텔레콤, 캐논코리아에 이은 다섯번째 방문 회사인데, 개인적으로 캐논코리아 간담회는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네번째 회사라고 봐야 할 듯 하다.

사실 필자는 게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80년대 초중고등학교를 다녔다면 누구나 했던 갤러그조차도 하지 않은, 게임이 왜 재밌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를 방문한 것이 이상한 일로 느껴질 정도이다. 엔씨소프트에 흥미를 느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사내 조직인 오픈마루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엔씨소프트의 게임 밖에 모르는데, 폐쇄된 국내 인터넷 서비스를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오픈마루 스튜디오가 나의 주 관심사였다.

이번 간담회에 엔씨소프트에서는 김택진 대표이사(가운데), 김범준 오픈마루 실장(사진왼쪽), 김형진 실장(사진 오른쪽) 등 회사를 이끌어 가는 핵심 3인방이 참여해 주셨다.

김택진 대표의 경우 3년 동안 언론 인터뷰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으셨다고 하는데, 블로거들과의 만남을 위해 나왔다고 한다. 김택진 대표 이야기에 의하면 홍보담당 이재성 상무가 외부 사람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으라고 요즘 인터뷰를 많이 주선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이재성 상무는 필자의 재수 동기인데, 몇 년만에 이런 자리에서 만났다. 세상이 좁다고 해야 하나)

아직은 리니지를 비롯한 게임이 주력인 관계로, 이야기는 게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는데 두서 없이 정리해 보자. 우선 엔씨소프트의 빅 히트작인 리니지에 대한 것인데 게임이 좋아서 리니지를 만들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줘서 오늘에 이르렀다는 이른바 "행운론"을 설파하신 김택진 대표.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손수 찾아오는 행운도 차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엔씨소프트는 그만한 실력을 갖춘 회사였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굉장히 활기차고 긍정적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그 동안 성장통을 겪으면서 이제는 "사랑스러운 회사"가 되었다고 평가를 하고 향후 엔씨소프트를 "작지만 알차고 강한 회사"라고 표현했다. 엔씨소프트가 작다? 김택진 대표가 바라보는 "작다"는 의미는 사내 구성원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것인데.. 성장통을 겪으면서 체득했다고 해야 할까.. 강한 회사는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열심히 하는 회사라는 뜻인데, 게임과 최근 오픈마루를 통해 시도하고 있는 웹2.0 서비스를 의미한다. 항간에 엔씨소프트가 포털로 진출한다는 소문은 이 기준에 비추어보면 말이 안되는 이야기가 된다. 

이제 엔씨소프트의 오픈마루에 대해서 살펴보자. 첫 포문은 오픈마루가 "부잣집 막내아들"이라는 항간의 소문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게임으로 큰 돈을 번 부자집에서 태어나 돈만 쓰는 철없는 막내아들이 오픈마루가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인데, 오픈마루에서 시도하고 있는 서비스가 돈을 벌기 힘든 것이 아닌가에 대한 의구심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은 오픈마루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 오픈마루에서는 오픈아이디 서비스인 마이아이디, 위키 기반의 공동작업툴인 스프링노트, 소셜댓글 서비스인 레몬펜, 다양한 리스트를 만들 수 있는 롤링리스트, 온라인 일정 관리 서비스인 라이프팟, 오픈아이디 기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귓속말 등을 제공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서비스하고 있는 것이지만 국내업체 중에서는 거의 서비스를 하지 않는 걸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오픈마루는 폐쇄적인 국내 인터넷 서비스를 개방하는 것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API를 공개하고 다양한 매쉬업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왜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에서 오픈마루를 만든 것일까? 원래 엔씨소프트는 전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서 만든 회사라고 한다. 김택진 대표가 아래 한글 개발 주역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한글은 전세계적으로 경쟁을 하기에 너무 힘들었다고 하며, 온라인 게임을 통해 그 꿈을 이룬 셈이다. 오픈마루도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세계로 진출하는 꿈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간담회는 구글코리아, 삼성전자, LG텔레콤 등 참여했던 어떤 간담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일단 참석한 블로거의 숫자도 가장 많았고, 질문을 하는 블로거나 답변을 하는 엔씨소프트 관계자분의 열정도 남달라 보인 듯 하다. 그 동안 기자 간담회를 통해 엔씨소프트를 한번도 자랑해 본 적이 없다는 김택진 대표는 웬만한 국내 대기업보다 훨씬 더 글로벌한 사업을 펼치는 곳이라는 열변을 토해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업체에서 원래 계획했던 인터넷 서비스로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 엔씨소프트. 간담회에서 만나본 회사의 3인방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필자는 게임에는 별 흥미가 없기 때문에.. 엔씨소프트에서 새롭게 시작한 오픈마루가 국내 인터넷 서비스를 개방과 공유의 새로운 장을 여는 선두주자가 되길 기원한다. 아울러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서비스를 꼭 만들어 주시길..

 

덧> 헤럴드 경제에 관련 기사가 게재된 지 며칠이 지났는데.. 이제야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간담회 직후 쓰기 시작한 글이 너무 오래 걸렸는데.. 아마 블로깅을 시작하고 가장 오래 쓴 글로 기억될 듯 하다. 뭐가 이리도 힘들까?


2008년 5월 13일 화요일

오즈의 마법으로 무선 인터넷 열어라!!

지난 5월6일 태터앤미디어헤럴드경제가 함께 진행하는 "파워블로거, IT 1등 기업에 가다"의 세번째 회사인 LG텔레콤에 다녀왔다. 요즘 "PC 그대로 인터넷을 폰을 즐겨라", "힘이 되는 3G" 라는 모토를 내걸고 오즈(OZ)를 출시한 LG텔레콤의 향후 전략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경쟁사인 SKT와 KTF는 3G의 킬러 서비스로 영상통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반해, LG텔레콤은 풀브라우징으로 대표되는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영상 통화 기능은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휴대폰에서 인터넷에 직접 접속할 수 있는 "오즈"의 전략이 훨씬 맘에 드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월 6,000원에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착한 요금제까지 곁들여 있으니 말이다.

간담회에서 가장 느껴졌던 것은 LG텔레콤에서 참석하신 분들의 숫자인데, 비즈니스 개발부문장이신 김철수 부사장님을 비롯해서 10명 가까운 분이 참석하셨다. 필자를 비롯해서 참석한 블로거가 9명인 걸 감안하면 굉장히 많은 분이 나와 주셨다. 이번 행사가 블로거 중심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까칠한 블로거'의 공세에 맞서기 위한 인해 전술이라는 농담도 해 주셨지만, 야침차게 준비한 오즈 서비스를 블로거를 통해 널리 알리기 위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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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는 LG텔레콤이 브랜명으로 정한 "OZ"의 명명 에피소드로부터 출발해서, 향후 LG텔레콤이 바라보는 3G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동통신망이 가장 폐쇄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 특히 요즘 이동 중에 인터넷을 이용하려는 욕구는 점점 커지고 있는데 SKT는 무선네이트, KTF는 쇼, LGT는 이지아이라는 이통사가 정한 관문을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고 무선인터넷 접속요금은 너무 비싸다. 물론 Wink주소를 통해 특정 서비스에 바로 접속하는 방법이 생겼지만 그리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이다.

LG텔레콤은 기존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볼만한 컨텐츠가 별로 없고, 이지아이와 같이 불편한 인터페이스가 대부분이고, 요금이 비싸다"고 진단하고, 오즈를 통해 이 세 가지를 해소하여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풀브라우징을 통해 기존 인터넷 컨텐츠를 그대로 볼 수 있고, 한시적이긴 하지만 월 6,000원이라는 파격적인 요금을 통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경쟁사가 WAP 기반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발생하는 막대한 매출을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는 서비스이지만,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준다는 점과 국내 이통통신의 폐쇄성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오즈의 출현을 환영한다.

해외에서도 개방형 무선 인터넷을 향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구글은 개방형 휴대전화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를 출범시키며, 미국에서 진행된 700MHz 주파수 경매에 직접 참여하여 개방형 어플리케이션(open applications), 개방형 단말(open devices), 개방형 서비스(open services), 망개방(open networks)을 촉구해서 결국 FCC로부터 단말 및 어플리케이션 개방을 약속받았다. 최근에는 와이맥스(와이브로)를 기반으로 한 개방형 무선 인터넷 서비스 회사에 5,000억원을 투자하며 무선망을 개방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오즈가 내세우는 풀브라우징은 국내의 꽉 막힌 무선 인터넷 시장에 숨구멍을 뚫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향후 외부 개발자에게 어플리케이션을 개방하고, MVNO가 도입되면 무선인터넷망도 개방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필자의 질문에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MVNO의 경우 향후 제정될 법규를 충분히 검토해야 할 일이 남아 있고, 어플리케이션을 개방했을 때 트래픽 과다 발생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개방이라는 기본 개념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3위 사업자로서 개방이라는 마케팅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지만,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 원칙이다. 이미 구글의 안드로이드의 API를 통해 휴대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선을 보이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오즈를 통해 이용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하면 섣부른 판단일까?

한편 오즈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리해 보면..

첫째, 풀브라우징이 능사는 아니다. 3인치 정도되는 휴대폰 화면에 PC화면을 그대로 옮겨 놓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가? 각 포털에서도 무선인터넷 전용 페이지를 만들었는데 왜 이용하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 그 동안 무선네이트 등의 WAP 기반 서비스가 대세를 이루다보니 포털에서도 무선인터넷 전용 웹페이지를 잘 관리하지 않았단다. 그리고 3위 LGT가 찾아가서 포털에게 오즈를 설명해도 성공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했기 때문에 전용 페이지를 만들어 주지 않았다고 한다. 벌써 1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고, 나름 성공한 서비스 대열에 합류하고 있기 때문에 휴대폰 화면에 최적화된 포털 서비스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LGT 자체적으로 전용 페이지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아이폰 전용 구글 페이지가 있듯이, 오즈 전용 네이버 페이지가 출현하려나?

둘째, 오즈를 통해 인터넷을 접속해도 결재를 할 수가 없다면 반쪽짜리 서비스가 아닌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 부분은 아무래도 국내 웹 개발 환경을 탓해야 할 듯 하다. 국내 웹 개발에 엑티브엑스가 너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비스타에서 거의 포기한 엑티브엑스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웹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이 부분은 LGT 관계자분들이 웹 개발자 진영에 꼭 전달해 달라는 후문...

셋째, 가입자가 아직 많지 않는데 인터넷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다는 질문. LGT 관계자 말에 따르면 현재 오즈는 150만명 가입자(현재 가입자는 10만명)를 수용할 정도의 시스템 용량을 갖추고 있고, 속도 향상을 위해 데이터 용량을 줄이기 위한 변환 서버를 두고 있다고 한다. 다만, 현재 출시된 단말의 CPU나 메모리 때문에 지연 현상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LGT 관계자의 말이니 일단 믿을 수 밖에.. 단말업체에서 다른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정리하자면..

첫째, 나름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LGT의 스마트폰인 M4650은 현재 풀브라우징을 이용할 수 없는데, 향후 기존 판매된 것까지 포함해서 업그레이드 계획이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에서도 풀브라우징을 할 날이 머지 않은 듯 하다.

둘째, 이번에 출시된 풀브라우징 전용 단말이 아닌 일반 2G 단말기를 가진 사람도 오즈의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으며, 현재 4만명 정도가 가입된 상태라고 한다. 2G단말기(우리가 흔히 쓰는 휴대폰)를 가진 사람이 오즈 요금제에 가입하면 월 6,000원 정액에 이지아이를 맘껏 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풀브라우징에 비해 불편한 점이 있지만 뉴스나 기타 다른 정보를 이용하실 분은 오즈에 가입해서 요금 걱정없이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LG텔레콤은 6개월 동안 이용자의 무선인터넷 사용 패턴을 분석한 후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용량이 많은 이용자를 위한 요금과 적은 이용자를 요금을 분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향후에도 6,000원과 같은 착한 요금이 계속 유지되길 LG텔레콤 가입자로서 기대해 본다. 간담회 도중 올해 9월까지 오즈 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의 경우 9월 이후에도 6,000원에 무제한 이용 가능하다고 들은 것으로 기억되는데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신 LGT 관계자 분이 다시 한번 알려 주시길...

LG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3위 사업자이다. 어찌보면 "파워블로거, IT 1등 기업에 가다"라는 주제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SKT나 KTF는 기존 시장을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수세적인 반면, 3위 사업자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해도 잃을 것이 별로 없다는 점, 특히 기존 무선인터넷 시장에서는 더욱 잃은 것이 없다라는 점에서 오즈와 같은 서비스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꽉 막힌 국내 무선 인터넷 시장을 뚫어줄 수 있는 시원한 청량제가 되어 이 분야에서는 꼭 1등 기업이 되길 기원한다. 그래야 이번 행사 취지에도 맞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