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국내 인터넷전화 역사상 기념할만한 날입니다. 바로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3G망에서도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그 동안 제 블로그를 통해 전해 드렸듯이 이동통신사들은 3G망에서의 모바일 인터넷전화에 대해 어정쩡한 행보를 보여온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는 3G망에서 인터넷전화 이용에 제한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 3G 인터넷전화 불가 방침을 천명해 왔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무선 망중립성에 입각해서 어떠한 어플리케이션이나 단말도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 나와 있는 상태인데.. 이동통신사의 음성수익을 갉아먹을 것을 우려해서 금지했던 3G망에서의 인터넷전화를 허용한 상태입니다.
SK텔레콤이 3G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허용한 것에 대해 지지 의사를 확실히 보내며, KT와 LGU+도 현재의 금지 방침을 공식적으로 철회할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SK텔레콤의 발표 내용을 찬찬히 따져보면 아직도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보입니다.
첫째. SK텔레콤의 모든 고객이 아니라 올인원55 요금제 이상 고객에게만 우선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올인원55 요금제는 음성 300분, 메시징 200건, 데이터 700MB를 쓸 수 있는 요금제로서 이미 음성 300분에 대한 요금을 받고 있는 요금제입니다.
그렇다면 표준요금제(12,000원)과 2G의 데이터용량을 쓸 수 있는 안심데이터190(19,000원)에 가입한 고객은 3G 인터넷전화를 쓸 수 없다는 결론인데요. 이걸 기술적으로 막을 수 있느냐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동일한 데이터망을 유료로 이용하는 다른 데이터 요금제 고객에게 3G인터넷전화를 금지하는 것은 고객에 대한 차별이며.. 망중립성에도 위배된다는 점입니다.
지난 번에도 3G 인터넷전화 금지를 천명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허용했듯이..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막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드는군요.
둘째. 3G 인터넷전화에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량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SK텔레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인원55 요금제의 경우 전체 700MB 데이터 중 200MB(약 1,000분에 해당)만 3G 인터넷전화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고 합니다. 제한의 근거는 데이터망의 안정성을 위한다고 하는데.. 유튜브 동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다운로드받는 것이 더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킨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자사의 음성서비스 수익을 조금이라도 갉아먹을 가능성이 큰 인터넷전화에 대한 차별인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제한이 가능한지도 의문스럽네요.
첫숟갈에 배가 부를 수는 없겠지만.. 향후에는 위에서 지적한 모든 제한을 없애는 진정한 망중립성을 천명해 주시길 기원합니다.
SK텔레콤은 아이폰이 없고 안드로이드폰이 대세를 점하고 있는데, 향후 안드로이드용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현재 안드로이드폰에서 이용 가능한 인터넷전화 서비스로는 프링(fring), 님버즈(Nimbuzz) 등이 있는데.. 세계 1위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스카이프는 안드로이드 버전을 따로 제공하지 않아 아쉽네요. 스카이프가 안드로이드버전을 제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지난 번에 버라이즌과의 제휴 때문에 버라이즌 고객 외에는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버전을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더욱 아쉬운 점은 국내 업체가 출시한 안드로이드용 인터넷전화 어플이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다이얼070에서 아이폰용 어플을 출시한 것이 국내 업체로는 유일한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 업체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SK텔레콤의 3G인터넷전화 허용에 대해 KT와 LGU+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도 관심거리입니다. 1위 업체가 선언을 했으니 여론 등을 고려해서 타 통신사도 허용으로 방침을 선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제한을 두지 않은 전면적인 허용 정책을 기원합니다.
이번 발표에서 SK텔레콤은 자신이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고 써드파티 어플에 기회를 주겠다고 했는데.. 이 부분만큼은 타 통신사들도 배워서 중소규모 사업자에게 희망을 줬으면 합니다.
어제 SK텔레콤이 발표한 내용에는 3G 모바일 인터넷전화 허용 외에도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태더링 전면 허용, 다양한 인터넷기기로 3G망을 이용할 수 있는 OPMD(One Person Multi Device) 등 혁신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가 환영할 만한 서비스들인데.. 트래픽이 폭주할 경우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제한하겠다는 발표가 옥의 티군요.
작 년 11월에 아이폰이 도입된 이후 통신뿐만 아니라 웹서비스 전체가 격량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셈인데.. 이제 국내 통신산업에서도 혁신적인 서비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져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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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55요금제에 MvoIP를 허용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는데, 그런 제약이 있었군요. 그렇다 치더라도 1000분정도를 허용해준것만해도 앞으로의 판도를 흔들기에는 충분한 변화가 아닐까 싶네요.
답글삭제SKT로서도 충격을 줄이고자하는 욕구가 있겠죠.
MvoIP의 전성기는 이제 막 시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카이프에서도 안드로이드용 준비중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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