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6일 목요일

지메일로 들어온 인터넷전화, 구글이 노리는 것은?

인터넷전화(VoIP)를 둘러싼 구글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 동안 제 블로그를 통해 구글의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구글보이스(Google Voice)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이번에 구글은 지메일에서 인터넷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사실 구글의 인터넷전화 서비스는 구글보이스와 구글토크로 나뉘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글토크는 구글의 메신저 서비스로 이미 오래 전에 구글 토크 친구 사이에 무료로 음성 통화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오고 있습니다. 구글토크의 지메일 버전인 지메일챗의 경우 친구 간에 무료로 음성 및 영상통화를 이용할 수가 있습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이용 가능한데.. 사실은 특정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이용 가능합니다.

구글보이스의 경우 그랜드센트럴을 인수한 후 이름을 바꾸고 서비스 중인데.. 구글을 대표하는 인터넷전화 서비스이긴 하지만, 호 연결방식이 VoIP가 아니라, 웹에서는 양쪽으로 호를 연결해 주는 브릿지콜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안드로이드폰에서는 특정 접속번호에 접속한 후 목적지번호로 연결하는 방식을 제공 중입니다.

최근 구글보이스는 작년에 인수한 기즈모5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카이프와 같은 방식의 데스크톱 어플리케이션을 테스트 중이라는 소문과 지메일에 구글보이스를 적용한 것을 테스트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던 상태인데, 지메일에 공식 적용되었군요.

이번에 선보인 지메일 내 구글보이스의 경우 미국 이용자에게만 일부 적용되고, 미국과 캐나다에는 올 연말까지 무료로 제공하며 나머지 국가에 대해서는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저는 한국에 있는지라 지메일 내에서 구글보이스를 이용할 수가 없는 상태인데요.. 아래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지메일챗 내에 Call Phone 메뉴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화를 건 상대방에게는 구글보이스 번호가 발신자번호로 표시되며,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거는 요금 또한 구글보이스 크레딧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구글보이스에 먼저 가입해야 이용할 수가 있습니다. 구글보이스는 초대제를 넘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상태이니 참고하세요.

지메일에서 전화를 받는 것도 가능한데요.. 상대방이 나에게 구글보이스 번호로 전화를 걸면 아래와 같이 지메일 채팅창과 같은 화면으로 전화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구글보이스에서는 구글보이스 번호에 집전화, 휴대폰, 기즈모5 번호 등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데, 지메일 내에서 전화를 받기 위해서는 받는 번호로 지메일챗을 설정해야 한다고 하는군요.

전화를 받지 않고.. 상대방이 음성메시지를 남길 수 있도록 할 수도 있고.. 음성메시지를 들을 수도 있다고 하니 미국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자동응답기도 필요없는 세상이 될 듯 합니다.

구글보이스가 많은 이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지메일으로 들어갔다는 점은 주목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세계 최대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스카이프가 지메일 인터넷전화의 등장에 긴장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스카이프가 장악하고 있는 인터넷전화 시장을 구글이 갉아먹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가능할 듯 합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분석이 있는데, 와이어드에 따르면.. 구글이 데스크톱 어플이 아니라 지메일(엄밀히 말하자면 웹브라우저)내에 구글보이스를 적용한 것은 페이스북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이 페이스북 커넥트와 소셜 그라프를 기반으로 웹서비스의 인증 표준 또는 웹 대표 아이덴티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구글 계정으로 음성 서비스까지 이용하게 함으로써 웹에 접속한 후 구글 계정으로 접속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페이스북의 약진을 보면.. 이런 분석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스카이프가 방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닐 것 같습니다. ㅎㅎ

구글은 기즈모5를 인수한 후 아직도 공식 데스트톱 어플을 출시하지 않고 있고, 창업자들의 경우 HTML5를 기반으로한 웹에서 이용 가능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고집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는데, 향후 웹서비스 주도권을 둘러싼 페이스북과의 힘겨루기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HTML5에 음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표준이 미비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단 지메일에 들어온 구글보이스의 경우에는 브라우저 플러그인을 통해 제공된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웹을 통해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글의 의지는 확인한 셈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다면.. 향후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자신의 서비스에 음성을 적용하기 위해 기존 인터넷전화 사업자들과 제휴를 하거나 인수를 모색하는 등, 인터넷전화 업계 전반에 회오리가 몰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로 보이는군요. 웹브라우저를 기반으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성은(?)을 입을 가능성도 점점 커져가겠죠.

현재 지메일에 구글보이스가 적용된 곳은 미국이지만.. 향후 국내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궁금해지네요. 국내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별정통신사업자 등록 등 제도적인 이슈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구글코리아에서는 구글보이스를 어떤 식으로 준비하고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이번 달 말에 회사를 퇴사하는데.. 국내에서 구글보이스와 관련된 모종의 움직임을 아시는 분은 제보와 추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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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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