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1일 금요일

미군 VoIP를 막은 한국사업자들 정당한가?

미군이 사용하고 있는 VoIP가 오늘(2007년6월1일)을 기준으로 기존 미국 VoIP사업자(Vonage, Lingo 등)에서 한국 VoIP 사업자(KT, Hanaro, Dacom)으로 바뀐다. 그 동안 주한미군은 Vonage의 VoIP 서비스를 월 15불 정도에 이용해왔고, 미국 로컬 번호를 부여 받아 미국에 있는 가족이 한국에 있는 미군에 전화를 걸면 미국번호에서 미국번호로 거는 것이기 때문에 정액 15불 내에서 저렴하게 이용해왔다.

2006년 6월1일 데이콤을 비롯한 국내 사업자들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라고 제소를 하고 미군 부대 내에서 발생하는 VoIP 호를 막으려고 했으나, 미군 측의 요청으로 1년간의 유예 기간을 가지고 드디어 오늘부터 VoIP 호를 막은 것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라 함은 Vonage를 비롯한 미국 VoIP사업자가 국내 라이센스(인터넷전화 사업)를 취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한 미군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 옥션에서 스카이프를 서비스할 때도 별정통신 사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문제가 된 적이 있는데 이후 별정통신사업자로 등록을 하고 지금은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VoIP를 포함해서 통신이라는 것이 한 국가의 법적 규제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한국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것으로 보이는데, 외국의 반응은 상당히 격양되어 있는 듯 하다. 아래 글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북한 김정일까지 거론되고 있다)


If it weren’t for our dedicated yet underpaid forces in South Korea, Kim Jung-Il and those maniacs in North Korea likely would have overran the south years ago. If that had happened, there wouldn’t be telcos such as Korea Telecom Corp., Hanaro Telecom Inc. as well as LG Dacom Corp. And the fat cats that run these companies might be in exile, or worse.

So, South Korea, is it worth denying the men and women who are protecting you- and have done so for more than 55 years- the right to call home cheaply? Just so that your already-wealthy telcos can make an extra few bucks?

Outrage: starting today South Korea blocks our soldiers from using VoIP
U.S. Soldiers Face Tough VoIP Call


이번 사태를 바라보면서 의문이 있는데, 국내 VoIP사업자가 별정통신 등록을 하고 미국번호를 붙여서 미군에 판매하는 것은 가능한 것인가? 국내에서는 070번호가 인터넷전화번호로 확정되어 있는데.. 미군한테 꼭 070번호만 판매가 가능한가?

VoIP 서비스를 기획할 때, VoIP 서비스를 구매하는 이용자는 착신번호를 여러 개 쓸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A라는 번호는 친구들을 비롯한 지인에게만 알려주고, B라는 번호는 국내 사업용으로 쓰고, C라는 번호는 미국내 협력 업체에 알려주는 번호로 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 협력업체에 알려주는 번호가 미국 번호라고 한다면.. 미국에서 전화를 거는 사람은 미국 내 Local 또는 Long Distance 요금으로 한국에 전화를 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선진국(미국, 영국 및 유럽 국가 등)에서는 각국의 번호를 다른 국가에서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 별다른 규제가 없어 보이는데.. 한국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는 VoIP와 관련된 불합리한 법적 규제가 너무 많은데, 이런 불법 규제로 인해 국내 서비스 사업자가 외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당국에서는 신경써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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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1. 저도 VOIP업계에 있지만 한국은 VOIP를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느껴질때가 많습니다. 규제때문에 앞서가던 VOIP가 지금은 미국한테 확 밀리는 느낌... 서비스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더 활성화 되는듯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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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피닉스 - 2007/06/04 10:09
    정말 통신법과 관련해서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아마 WTO나 FTA에서도 통신시장 개방을 계속 요구하고 있을텐데.. 통신시장 개방하면 국민들은 더 많은 혜택을 볼텐데.. 정말 큰일입니다. 계속 지켜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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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공감가는 글입니다.



    유럽이나..미국은 굉장히 활성화 되다못해..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는데..

    그래서 저도 유럽에 있는 sip서버를 접목시켜 활용하고 있는 이유중 하나~

    우리나라는 꽉막힌 우물안 개구리처럼 우리끼리 헤메고 있는것 같습니다.

    세계화 되는 이시점 개방과 공유가 필요할 때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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