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 스카이프와 제휴해서 인터넷전화 제공.. 아이폰 견제용?

며칠 전부터 나돌던 소문이 드디어 진실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흥미진진한 여러 소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즈 와이어리스(Verizon Wireless)와 세계 최대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스카이프(Skype)가 제휴를 통해.. 버라이즌의 다양한 스마트폰에서 스카이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스카이프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올 3월부터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한 버라이즌의 스마트폰 보유 고객이 스카이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적용 대상 단말은 블랙베리와 인드로이드인데요.. 블랙베리 Storm, Storm2, Curve, Curve2, 8830 World Edition, Tour와 모토로라 DROID와 DEVOUR, HTC의 DROID ERIS<가 해당된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 기가옴)

버라이즌 고객들은 스카이프의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수가 있을까요?

• 스카이프와 버라이즌은 버라이즌용 스마트폰을 위한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고 합니다.
• 전 세계에 있는 스카이프 친구들과 무제한 음성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 스카이프를 통해 국제전화를 스카이프의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가 있습니다.
• 스카이프 친구들과 채팅을 주고 받을 수가 있습니다.
• 스카이프 친구들의 온라인 상태를 항상 확인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위 내용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내용인데.. 기가옴에 따르면 눈여겨 봐야할 발표되지 않은 내용이 상당히 많습니다. 살펴보면..

• 버라이즌용 스카이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은 3G망에서만 동작하며.. 와이파이망에서는 동작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건 무슨 말일까요? 혹시 영국의 이동통신사업자인 쓰리를 통해 제공되는 3스카이프폰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채팅과 통화를 위한 시그널은 3G망을 통하고, 실제 통화는 기존 음성망을 이용하는 서비스인데.. 버라이즌용 스카이프도 동일한 방식일 수도 있습니다. 스카이프 라이트(Skype Lite)가 이런 방식인데.. 와이파이 환경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유력해 보입니다.
• 버라이즌용 스카이프에서는 미국으로는 전화를 걸 수 없다고 합니다. 즉, 미국 국내통화는 버라이즌의 통신망을 그대로 이용하고.. 국제전화에 대해서만 스카이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기존 이통사의 철밥통을 그대로 지키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네요.

미국 1위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은 왜 스카이프와의 제휴를 통해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는걸까요? 해외 블로그들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는 AT&T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아이폰을 견제하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비상이 걸린 것과 비슷하게.. 아이폰으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고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동전화 새 판을 짜고 있는 AT&T를 견제하기 위해서 스카이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인 것이죠.

스카이프 입장에서도 9천만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버라이즌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므로서.. 새로운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제휴는 양사 모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양사에 도움이 되지만...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약간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작년에 AT&T는 와이파이망뿐만 아니라 3G망에서도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상황이고.. 최근 애플도 아이폰의 3G망에서도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버라이즌용 스카이프에서는 기존 3G음성망을 이용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니 말이죠. 구글도 자사의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구글보이스를 넥서스원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 제공하고 있고, 블랙베리 버전도 제공하고 있는데.. 버라이즌용으로 출시되는 스카이프와 별 차이가 없는 상황입니다.

스카이프가 버라이즌의 제휴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가 세계 최대 인터넷전화 사업자와 제휴를 맺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실제 내용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혁신적이지는 않을 듯 합니다. 즉, 미국에서는 아이폰을 통해 3G망에서의 진정한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데(물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어플리케이션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버라이즌에서는 생색을 낸다고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직 시도조차 되지 않은 터라 미국에서 진행되는 이통사와 스카이프의 밀월관계가 무척 부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국내에도 무선망중립성가 도입되어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자유롭게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KT 아이폰에서는 와이파이망에서 스카이프를 이용할 수 있고, SK텔레콤은 안드로이드를 띄우기 위해 노력 중인데, 조만간 SK텔레콤을 통해 스카이프를 이용할 수 있을까요? 아님 곤란한 처지에 놓여있는 통합LG텔레콤이 스카이프를 적극적으로 밀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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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바일 시장에도 망중립성 원칙을 도입하자!!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