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8일 월요일

테크크런치50에 도전한 국내 스타트업

전 세계 스타트업들의 경연장인 테크크런치50(Techcrunch50) 2009년 행사가 막을 내렸습니다. 제 블로그를 통해 전해 드렸듯이..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도 이번 행사에 참여를 했습니다. 테크크런치50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되는 본 행사 이전에 서비스를 공개하는 것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으며.. 테크크런치50에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것도 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업체가 본선에 진출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행사에 참여를 했는데.. 막상 참여하고 보니 국내 업체가 저희를 포함해서 4군데나 되더군요.

테크크런치50은 독특한 경쟁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데.. 1차 서류 심사를 통해 Semi-Finalist를 선정하고, 2차 인터뷰를 통해 46개의 Finalist를 선정하게 됩니다. Semi-Final에 선정된 업체 중 100개 업체의 신청을 받아, Demo Pit을 통해 4개 업체를 추가 선발하여 총 50개의 Finalist를 정하는 방식입니다. 4개 업체를 현장에서 뽑는 이유는..테크크런치50 심사위원들의 심사가 항상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현장에 참여한 사람들의 평가를 통해 뽑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속한 회사는 semi-Finalist의 자격으로 Demo Pit에 참여를 했는데.. Finalist에 선정된 1곳과 데모핏에 참여한 나머지 2개의 국내 스타트업이 더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부터 4개 업체의 면면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업체 중 유일하게 본선에 직행한 실타래입니다. 광고학과에 다니는 대학생들이 만든 벤처기업입니다. 블로그에 자신의 관심사를 담은 실을 달면.. 같은 실을 단 블로그가 연결되는 소셜네트워킹 서비스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는 발표 현장에서 제가 직접 사진을 찍은 것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여자분이 대표님이시고.. 왼쪽에 있는 남자분은 놀랍게도 미국에서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신 분이라고 합니다. 본선 무대에서도 당당하게 발표하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다른 분을 통해 실타래가 본선에 직행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는데.. 과연 어떤 서비스를 출품(?)했는지 상당히 궁금했었습니다. 테크크런치50 규정에 따르면 신청하는 순간부터 서비스가 공개되어 있으면 안된다고 되어 있어.. 실타래 외 다른 서비스를 출품한 줄 알았거든요. 막상 가서 보니 기존에 알고 있던 실타래가 약간 실망(?)했다는..ㅋㅋ 행사 당일에 영문 서비스를 개시했다고하는데.. 이 부분은 내년에 테크크런치50 참가를 노리는 분들께 참고가 될 듯 합니다. 여튼 국내 스타트업이 본선에서 발표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출품한 서비스입니다. 터치링(Touchring)은 Style your Social Voice를 추구하는 Social Voice 서비스입니다. 점점 더 소셜화되는 웹 환경에 사람들이 실시간 음성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전화번호를 공개할 필요도 없고.. 연락하고자 하는 사람의 전화번호를 몰라도 전화를 걸 수 있고, 플래쉬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다운로드/설치가 필요 없이 웹브라우저 자체가 전화기 역할을 합니다. 또한 플래쉬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만의 디자인을 적용해서 전화를 만들 수가 있고.. 각 폰마다 부여되는 터치링URL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효율적으로 배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아마 국내에서 출시된 서비스 중 페이스북 커넥트와 트위터를 동시에 구현한 서비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본 블로그를 통해 주장해왔던 웹과 음성(Voice)의 결합에 대한 저 나름대로의 해답으로 구현한 것인데, 행사 현장에서의 반응이 제 예상보다는 훨씬 뜨거웠습니다. '음성=전화'라는 편견을 깨고 싶은 욕심이 있구요.. 웹에서 보이스라는 컨텐츠가 어떤 식으로 유통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롤모델(Role Model)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터치링은 기획단계부터 해외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현재 한글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의 웹환경이 폐쇄적이라 터치링이 생각하는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큰 업체와의 제휴를 맺어야 하는데.. 차라리 개방된 해외로 가자는 문제의식이었는데, 최근 국내 웹환경도 개방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국내 서비스도 서둘러야 할 듯 합니다.^^

터치링은 Finalist에 뽑히지 못해서 Demo Pit에 참여를 했구요, 둘째 날 데모핏에 참여한 업체 중 두번째로 많은 칩을 받아 본선 진출을 의심하지 않았는데.. 아쉽게도 탈락했습니다. 마이클 앨링턴이 너무 미워요.

세번째로 소개드릴 곳은 소셜댓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FillThat입니다. 이 서비스를 만든 곳은 티워(twar)를 서비스하고 있는 곳입니다. 티워는 재미있는 게시판 서비스를 모토로... 마치 게임을 하듯 댓글을 남기는 서비스입니다. 파란에도 들어가 있고.. 국내 유수의 언론사의 댓글 시스템으로도 공급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새롭게 선보인 FillThat은 소셜댓글 서비스로.. 블로그나 웹사이트에 트위터나 페이스북, 오픈아이디 등 개방형 서비스의 계정을 가지고 댓글을 달고..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로 댓글 내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사실 제 블로그에 소셜댓글 서비스인 디스커스(Disqus)를 적용해 뒀는데.. 이것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서비스라 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소개를 드릴 곳은 Solspectrum에서 제공하는 Uniqube입니다. 이 서비스는 동영상에 광고를 넣어 주는 서비스인데.. 동영상이 플레이되는 동안.. 동영상 내용과 매칭되는 광고를 뿌려 주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영화에 피자 먹는 장면이 나오면 피자 할인쿠폰 광고가 출력되고.. 이를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친구들에게 보내줄 수도 있다고 하는군요.

사실 FillThat과 UniQube의 경우 둘째날 같은 시간에 Demo Pit에 참여를 했기 때문에.. 그 곳에 가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최종 50위에 선정되기 위해 한국 업체 3곳 간에도 치열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거죠. 블로거의 입장에서는 두 곳도 취재(?)를 하고 싶었지만.. 제가 속한 터치링(Touchring)을 위해서는 열심히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테크크런치에서도 이례적으로 많이 참여한 한국과 일본의 참가업체 6곳을 모아 TC50 : Six Noteworthy Startups from Korea and Japan이라는 기사를 써 줄 정도로.. 국내 스타트업들의 참여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국내업체 4개의 서비스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두 Social이라는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자신의 서비스를 보여주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이용자의 사회적 관계를 최대한 활용해 보려는 요소를 듬뿍 담고 있는지라.. 사실 국내보다는 해외를 타켓으로 삼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그만큼 국내 웹환경이 해외에 비해 너무 닫혀 있다는 이야기겠죠.

2009년 테크크런치50에는 한국업체 4곳이 참가해서(데모핏에 출전하지 않은 회사가 더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실타래만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는 결과와 함께 막을 내렸습니다. 이런 열기라면 내년에는 더 많은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TC50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판단되는데.. 올해 경험이 많은 스타트업들에게 전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국내에도 스타트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큰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는 테크크런치50과 같은 스타트업 경진대회가 생겼으면 좋겠네요.

다음 시간에는 터치링에서 이번 테크크런치50을 어떻게 준비했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정말 기대해 주셔도 좋을 듯 합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