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일 토요일

구글보이스 등록거부, 애플이 썩어간다?

구글의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구글보이스(Google Voice)에 대해서 여러 차례 소식을 전해 드렸다. 초대제이긴 하지만 일반 이용자에게 서비스가 공개되었고.. 구글보이스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서 구글에서 구글보이스 번호가 담긴 예쁜 명함을 만들어 준다는 소식도 있었다. 그리고 PC에서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와 블랙베리에서 이용할 수 있는 구글보이스 모바일 버전도 제공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 드렸고, 조만간 애플의 아이폰(아이팟터치)에서도 이용 가능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애플 측에서 구글 보이스의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했다는 우울한 소식이 들려온다.

구글보이스의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애플 측은 “아이폰에 있는 기능과 중복된다(duplicate features that come with the iPhone)”고 밝혔다고 한다. 구글 보이스 프로그램을 통해 전화도 받을 수 있고.. 전화를 거는 것은 물론 SMS도 보낼 수가 있다. 게다가 음성메시지를 텍스트로 변환해서 보여주는데.. 이런 기능이 기존 아이폰(아이폰은 현재 AT&T에서만 판매되고 있음)의 통신 기능과 중복된다는 논리이다. 이렇게 따진다면 이미 애플 앱스토에 등록된 스카이프, 님버즈, 트루폰, 프링 등 다른 인터넷전화 관련 어플리케이션도 동일한 이유로 등록이 거부되었어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명확한 해명이 없는 상태이다. 이런 애플의 행태를 두고 테크크런치에서는 "사과(Apple)이 속까지 썩어가고 있다(Apple is Growing Rotten to the Core)"는 다소 격양된 반응까지 보이는 등 수 많은 블로거들이 애플 측을 비난하고 나선 상태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서 아이폰이 독점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AT&T가 구글보이스의 등록을 막은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이다. 다른 인터넷전화 어플리케이션의 경우 신생 벤처기업에서 출시된 것이라 AT&T에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고 할 수 있는데.. 인터넷의 공룡기업인 구글에서 출시한 서비스의 경우 타격이 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구글보이스의 경우 미국 번호를 공짜로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 내 전화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AT&T로서는 위협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AT&T 측은 특정 어플리케이션의 앱스토어 등록 여부에 대한 판단은 애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에 자사가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태이다. 사실 이런 AT&T의 주장을 그대로 믿기에는 여러 가지 의문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구글보이스 사태는 애플 측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누구나 애플 아이폰용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할 수 있다는 점은 아이폰이 가진 최대의 경쟁력이며.. 이것 때문에 아이폰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기록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사태는 누구나 앱스토어에 등록할 수 없음을 보여줬는데.. 결국 애플의 입맛에 맞는 어플리케이션만 등록될 수 있다는, 즉 앱스토어도 '닫힌 정원(Walled Garden)"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라는 점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특정휴대폰의 특정 통신사업자로의 독점 공급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구글, 애플, AT&T에 관련 내용을 보내 잘못이 있는지 가린다고 하니.. 사태는 점점 더 흥미로워질 듯 하다. 구글은 700Mhz 무선주파수 경매에 참여하면서 개방형 어플리케이션(open applications), 개방형 단말(open devices), 개방형 서비스(open services), 망개방(open networks) 등 4개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FCC에 정식으로 요청하였으며, FCC는 개방형 어플리케이션과 개방형 단말을 준수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즉, 특정 통신사업자가 특정 단말을 거부하지 못하게 하고.. 단말에서 구동되는 어플리케이션을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것인데, 구글보이스의 애플 앱스토어 입성이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한 가지 더. 이번 사태는 국내의 모바일 인터넷전화 시장에도 시금석이 되어야 한다. 이미 SKT는 자사 앱스토어에 인터넷전화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금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가 빨리 진전되어야 할 듯 하다.

*사진출처 : 플리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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