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6일 화요일

언론에 굶주린 권영길을 만나다!!

권영길 블로거 간담회 

어제 태터앤미디어와 블로터닷넷에서 개최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블로거 간담회에 다녀왔다. 지난 1일에 있었던 문국현 후보와의 간담회에는 패널로 선정되었음에도 개인적인 일이 생겨 불참한 터라 이번에는 꼭 가야 한다는 약간의 사명감(?)을 지니고 참석했다.  오후 경에 태터미디어 윤호님이 전화를 주셔서 지난 문국현 후보 때보다 블로거의 참석율이 저조한 것 같다고 해서 걱정을 하며 들어섰는데, 웬걸.. 사람 무지하게 많았다.

권영길 후보는 이번으로 대권에 3번째 도전하는 삼수생이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지 역시 이 주제에 대해서 첫번째 질문이 나왔다. 필자도 권영길 후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잘 알지만, 이번만은 좀 더 참신한 얼굴이 민주노동당을 대표해서 대선에서 활약해 주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던 터라.. 과연 권후보가 어떻게 답변을 할 것인가가 기대를 했는데.. 조금 판에 박힌 듯한 내용이라 약간은 실망...

현재 민주노동당의 모습은 약간 암울하다. 지난 대선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권영길 후보는 100만표를 얻었는데, 막판까지 전개되었던 노무현-이회창 후보간 박빙 승부로 인해 민노당을 지지하던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던 쓰라린 기억을 가지고 있다. 물론 대통령 탄핵이라는 한나라당-민주당의 바보같은 행동의 반사이익을 누리며 2004년 총선에서 현역국회의원 10명을 당선시키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그 이후 의미있는 정치세력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 당시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도는 거의 20%에 육박하여 노무현 당선 이후 또 다른 정치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듯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올해의 대선은 이런 의미에서 민주노동당에게 아주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임에 틀림없다. 지금 얻고 있는 10% 내외의 지지율이 현재 민주노동당을 바라보는 일반 국민의 생각이다. 오히려 한나라당과 범여권 사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수록 민주노동당으로부터 이탈해갈 사표심리를 어떻게 단속해낼 것인가가 당면 과제로 보이는게 사실이다.


어제 끝난 민주신당의 경선이 바람몰이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범여권과 한나라당 사이의 박빙의 승부는 현재로서는 의미가 없어 보여서 그런지 오히려 민주노동당에게는 전통적 지지 세력을 지벼내는 것이 한결 수월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수세적인 전략은 민주노동당 외연 확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어제 간담회 자리에서 일부 블로거들은 "문국현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걸 보기는 죽어도 싫고.. 민주신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아직도 지리멸렬 상태에.. 민주노동당은 융통성(?)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 때문에 연대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범여권 내부, 즉 민주신당/민주당/문국현 후보간의 후보 단일화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으로서는 그리 급할 것은 없는데..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 범여권이 대동단결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진다면 민노당으로서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민주노동당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잘 모르겠는데, 여튼 민노당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이번 대선을 충분히 활용하길 기대한다.


이쯤에서 복잡한 정치 이야기는 그만두고, 대통령 선거와 블로그/블로거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2002년 대선은 인터넷 댓글 문화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인터넷을 장악하지 못한 보수세력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또 다시 정권을 되찾아오는데 실패했던 것이다. 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2002년 인터넷 댓글이 했던 역할을 블로그가 차지할 것이라 예상한다. 이건 사실이 아닐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열심히 해서 그런지 이 말이 가슴에 많이 와 닿는 것이 사실이다.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신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창조한국당 등 주요 정당의 후보가 결정된 이 시점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 하다.

도대체 블로거로서 대선에 개입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태터미디어나 블로터닷넷처럼 유력 대선 후보 간담회를 개최하고 흔히 개인미디어/1인편집국이라는 블로거를 초청해서 후보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일까? 블로거가 회사에 휴가를 내고 유력 대선 후보를 따라 다니면서 기존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는 또 다른 뉴스를 생산해 내는 것일까?


권영길 후보는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조중동 등 기존 보수 언론이 민주노동당 기사를 내보내지 않는 현실에 분노하며 자신은 "언론에 굶주려 있다"라는 표현을 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스스로를 웹2.0 후보라 표현하기도 하고, 블로거를 기존 기자와 동등한 대우를 해 주겠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필자가 생각하는 블로거로서 대선에 개입하는 것은 수많은 글을 생산하고, 블로그스피어를 뜨겁게 달궈서 이슈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때 블로그스피어의 의견을 효율적으로 모아내는 툴도 필요한데, 현재 미디어다음의 블로거뉴스가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좀 더 체계적인 툴은 없는 것일까? 올블로그에서 채널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고 하는데 대선과 관련된 채널은 꼭 만들어 주시기 바라고, 태터앤미디어에도 대선관련 메뉴를 별도로 분리하는 방법은 어떤지 궁금하다.


글을 써다보니 개인 블로거로서 대선에 개입할 수 있는게 별로 없어서 좀 답답하기도 한데, 혹시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의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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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개:

  1. trackback from: 권영길 후보, 더 넓은 곳으로 나오면 안 되나요
    전복과 혁명을 꿈꾸는 자들의 구호는 급진적이다. 목소리엔 날이 서 있고 호소력도 짙다. 때로는 위태로운 경계선도 넘나든다. 체제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에겐 이들의 주장이 비현실적이고 위협적으로 들리게 마련이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대권 3수'를 거치면서 더욱 노련해졌지만, 여전히 전복과 혁명으로 무장한 모습이었다. '무상의료', '무상교육', '국공립대 통폐합', '코리아연방공화국'…. 그가 쏟아낸 공약들의 키워드만 나열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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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권영길과 문국현의 연정, 새로운 시대를 열것인가
    #1.

     

     민노당 대통령 후보인 권영길 블로거 간담회에 참석했다. 개인적으로 민노당에 애정을 갖고 있지 않다. 대한민국에 진보와 보수가 양날개처럼 펄럭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있지만, 민노당에게 진보를 맡기기엔 지금의 모습은 너무 박제화된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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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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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선관위에서 "개인은 대선에 개입하지 마세요"라고 했으니까 개입하면 안되겠죠.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이 대선에 관심갖게 하여 투표율을 높이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자신의 표를 던지도록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투표율이 올라가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승리이고, 그렇게 높은 투표율에 높은 지지율로 뽑힌 대통령이라면 그땐 더이상 "당첨"이 아니라 "당선"되었다고 봐야겠죠. 그렇게 높은 투표율과 지지율로 대통령 자리에 앉았는데 지지해준 국민을 배신한다면,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을 배신한다면, 다음번 대통령 선거를 기대해야겠죠. 다행스럽게도 군대를 동원해서 국민을 억누를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간 것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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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rackback from: 문국현 후보의 불분명한 언론관
    문국현 후보 블로그 간담회가 몇 시간 전에 끝났다.블로터닷넷과 태터앤미디어가 주최하고 곰TV와 프리챌이 후원했으며 오마이뉴스가 실시간 방송을 중계했다.다음블로그에서도 블로거 간담회가 있었으나 각 주자의 캠프가 주최를 하는 형식이었고 중계 등 제반 홍보가 미약했던 점이 아쉬웠다면 이 번 행사는 블로거가 주체로 나선 첫 간담회였기 때문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그만도 나서서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물론 다른 참여자들의 열띤 질문을 가로막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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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반가운 글이네요. : )

    좋은 트랙백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졸문도 트랙백 보냅니다.



    p.s.

    그런데 아래 있는 동영상 홍보물은 껐는데도 자꾸 켜지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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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trackback from: [초간단 버전] '권영길 후보와 블로거 간담회' 후기
    #. 어제(2007. 10. 15) 오후 8시부터 10시 10분 정도까지 서울 대치동 그레텍 빌딩에서 태터&미디어 주최, 곰VT, 프리챌 등등 후원의 [대선후보 블로거 간담회](권영길 편)이 있었습니다. 이 글은 위 간담회의 최소한 버전, 최간략 버전입니다. 제 식으로 정리한 글입니다만 권후보께서 말씀하신 특징적인 언급들을 살리고자 합니다. (☞ 표시는 제 짧은 느낀 점을 기록합니다.) 0. 권영길 후보 모두발언 : 웹2.0 언급.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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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trackback from: 권영길 후보는 후보간 맞짱 토론으로 새로운 선거의 돌파구를 열어가라!!
    나는 민주노동당 당원이고, 여자친구가 없었을 때 집에 붙여놓은 "사랑해요 민주노동당" 스티커를 보고 엄니가 "너는 고작 사랑하는게 민주노동당"이냐 쏘아 붙임을 당했던 사람이다. 97년부터니깐 딱 10년이 되어가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사람이겠다. 사실 이번대선에서 많이 논외로, 게다가 블로그 스피어에서 제외되는 후보가 "권영길"이다. 벌써들 그런데로 진보측에 한발 담그고 있거나, 담궜던 전력이 있는 사람은 벌써부터 "문국현"에게 올인을 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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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snowall - 2007/10/16 22:19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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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민노씨 - 2007/10/17 00:02
    어제 간담회 자리에서 멀리서나마 뵈었네요.. 블로그 글을 통해서는 익숙한데.. 막상 뵈니.. 예상과 약간 틀려서..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 글이 오히려 졸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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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트랙백 보냅니다. 이 글을 읽고 제 글을 쓸 생각을 했어요. 사실 귀찮아서 블로거 간담회 글은 안쓰려고 했었는데... ㅎㅎ 블로그의 역활에 대한 고민은 어떠한 것에서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정치는 중요한 만큼 꼭 고민해봐야하고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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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올블을 자주 오다보니 저절로 관련글을 읽게 되는군요. 권영길 후보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블로거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치는 모습이 좀 안스럽게까지 느껴지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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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softdrink - 2007/10/17 02:05
    제목이 비슷해서 사실 깜짝 놀랐습니다. 다음블로거뉴스에 소프트드링크님 글이 올라가 있는데, 처음에는 제 글인 줄 알고 잠시 기뻐했다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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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라오니즈 - 2007/10/17 10:07
    흔히 말하는 주류 언론은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고, 거기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데스크에서 편집을 무지막지하게 하는 듯 합니다. 블로거들이라도 진실을 알리는데 앞장을 서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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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Anonymous - 2007/10/16 22:12
    등록완료했습니다. 방문해서 직접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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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권영길 후보의 인상이 좋긴 하지만 민주노동당의 상황을 보면 암울

    하죠~ 이런 블로거들의 모임을 갖는다니 아주 좋은 것 같아요

    나중에 기회되면 저도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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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trackback from: 배고픈 영길씨, 기자실이 채워줄까?
    오늘은 권영길 캠프의 기자실 입주식이 있었다. 기자실 입주식이라니, 요모조모 이상하다. 캠프에 기자실이 없었단 말이야? 경선 끝난 지 한달이나 됐는데 기자실도 하나 없었다니- 그렇다면 다른 캠프에는 다 있나. 그러고 보니 잘 모르겠다(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뭐 이런-_- 모르긴 몰라도 이명박 캠프에는 있을 것같다. 걔네는 캠프 자체가 언론사니까). 또 하나 요상했던 건 입주식이라는 표현. 입주(入住)는 말 그대로 새집에 들어가 산다는 말인데 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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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버섯돌이 - 2007/10/17 13:24
    행여나 제가 잘못 처신을 했다면, 표절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사건이 될 뻔 했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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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trackback from: 지금, 동행하러 갑니다
    19일부터 영길씨는 민생역전대장정 만인보에 나섰습니다. 20일 광양에서 노동자들을 만난 데 이어 21일 해남, 22일 목포, 23일 화순 등을 거치며 전남 지역 만인보를 진행하고 있지요. 영길씨는 만인보를 시작한 이틀째인 20일부터 누리집에 구술일기를 올리고 있는데요. 어디서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은 어떤지 간략하게 기록하고 있어요. 일기 중 눈으로 밑줄을 그었던 대목들을 옮겨볼께요. "산사에서 밤을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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