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부터 비가 너무 많이 오더니.. 오후에는 비가 그치고 간간히 햇빛이 비치는 이상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군요. 지구 온난화 덕분에 우리 나라도 아열대 기후로 접어들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장마가 끝나는 시점을 더 이상 예보할 수 없을 정도로 기후 변화가 변덕스러운 모양입니다.
비가 그치고 나서 가족들과 함께 집 앞에 있는 탄천에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비가 많이 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탄천에 나가보니 정말 많이 오긴 왔나 봅니다. 집 앞에 있는 탄천에 여름이면 어린애들을 위한 물놀이장이 무료 개방을 하는데.. 오늘 나가보니 밤새 내린 비 때문에 물놀이장이 완전 망가져 버렸네요. 불어난 물이 탄천을 넘쳐 주위에 있는 탄천 둔치를 완전히 덮쳐 버린 모양입니다.
가까이서 본 탄천 물놀이장의 모습은 정말 처참하네요.. 떠내려온 잡초들이 물놀이장 시설물 곳곳을 덮고 있는 걸 보면.. 한창 비가 많이 올 때 탄천을 넘쳐서 이 정도까지 물이 차 있었던 모양입니다. 맑은 물이 있어야 할 물놀이장에는 미처 빠지지 못한 흙탕물이 가득한데다.. 잠자리채를 들고 물고기를 잡는 분들도 가끔 계시더군요..
물놀이장 주변 상황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봤습니다.
가족들과 탄천에 나갔을 때 간간히 햇빛도 비치곤 했는데.. 참 대단합니다. 표지판이 완전히 뽑혀서 강바닥을 헤메고 있군요.
아들녀석과 가끔 와서 운동을 하는 철봉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망가져 있네요. 아래 사진만 보시면 이게 철봉이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징검여울 다리가 있던 곳은 물살이 정말 세네요. 여기에 잘못 들어 갔다가는 큰 일이 날 듯 합니다.
아래는 징검여울 다리 주변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입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동영상으로 보시면 훨씬 더 실감이 나실 듯. 제가 비가 그친 후 한참 후에 갔을 때 상황이니.. 비가 한창 쏟아지던 새벽이나 오전 중의 상황은 나름 긴박했을 듯 하군요. 아마 탄천 둔치 쪽으로는 접근조차 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사람들과 자전거가 지나다니는 다리 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군요. 다리에 있는 난간은 쓰러지거나.. 이미 떠내려가 버렸고, 큰 나무들이 다리에 걸려 사람들이 이걸 피해 다니느라 제대로 건널 수가 없는 상황이네요.
탄천에 살고 있는 오리들도 수난을 겪고 있네요. 그나마 물살이 느린 곳에 오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상황입니다.
이 와중에 어미 오리와 생이별을 한 새끼 오리도 눈에 띕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중간 쯤에 새끼 오리 한 마리가 풀숲 위에 힘겹게 버티고 서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가끔 물 속으로 떨어져 떠내려 가는 상황을 연출해서.. 주위에 모여 계시던 어르신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네요. 둔치에 좀 떨어진 곳에 있어서.. 모여 계신 분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떤 분은 잠자리채를 들고 와서 구조해 주겠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며칠 동안 비가 더 온다고 하는데.. 이거 정말 큰일입니다. 당장 우리 아들 녀석이 여름 방학 동안 내내 놀아야 할 물놀이장이 너무 큰 타격을 입어 걱정이고.. 인간의 욕심 때문에 생긴 지구 온난화 때문에 매년 이런 일을 겪어야 할 것 같아 걱정이군요. 도대체 한국의 날씨를 뭐라 규정해야 할지...
날씨가 흐려도 탄천의 전체적인 모습은 여전히 아름답네요.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에고...안타깝습니다. 뉴스보니까 물에 잠긴지 이틀만 지나도 복구기간이 엄청나게 늘어난다고 그러던데 내일모레 비가 좀 덜 내렸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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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탄천 폭우가 휩쓸고간 탄천은 조용하기 그지 없었다. 각종 푯말들은 쓰러져있고, 풀들과 나무는 옆으로 눕고, 꺽이고, 부러져서 정성스레 관리한 흔적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부러진 나무위에 있던 새들의 안식처는 보기에 안스러웠고 슬쩍 나타난 멋적은 햇살에 중국매미가 가장 먼저 풀사이로 기어올라왔다 벌, 나비, 여치를 비롯한 각종 곤충들은 꽃위로 올라가 양분 섭취에 몰두하고 있었으며 젖은 몸을 말리려는듯한 풍뎅이 한마리가 풀잎위에서 조용히 카메라를 쳐다봐..